넌댄스 댄스 (카메라), 2022.

'넌댄스 댄스'는 인공지능이 춤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춤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이 공연을 지켜보는 가운데 무용수가 움직인다. 무용수의 움직임이 춤으로 인식되면 인공지능은 음성 또는 조명의 변화로 알려준다. 무용수는 이 반응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에 인식되지 않는 춤을 찾아 나간다.

넌댄스 댄스 (공연 하이라이트), 2022.

넌댄스 댄스를 찾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춤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것은 인간의 춤 인식과 무엇이 다른지, 인공지능의 인식 밖에서 어떤 춤이 가능한지 파악해야 한다.

넌댄스 댄스 (인공지능 시스템), 2022.

'넌댄스 댄스'에 사용된 인공지능은 구글 Video AI이다. 이 기술은 동영상에서 2만 개 이상의 사물, 장소, 움직임을 인식하는데, 그중 춤은 '발레', '볼룸댄스', '콘서트댄스', '컨트리웨스턴댄스', '댄스스포츠', '플라멩코', '포크댄스', '힙합댄스', '라틴댄스', '라인댄스', '모던댄스', '포이', '살사', '탱고', '아이스댄싱', '에로틱댄스' 등이 포함된다. 무용수의 움직임은 이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춤이어야 한다.

넌댄스 댄스 (리서치), 2022.

우리는 이 인공지능이 움직임과 더불어 무대, 조명, 의상 등 공연의 모든 요소를 고려해 춤을 인식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각 요소가 인공지능 춤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했다. 먼저 움직임을 형태, 속도, 방향, 횟수, 위치, 에너지, 사람 수 등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변화에 따른 인공지능의 춤 인식을 관찰했다.

넌댄스 댄스 (리서치), 2022.

이 실험 결과를 동작에 적용하여 인공지능의 춤 인식을 파악할 수 있는 연결 동작 '캘리브레이션'을 만들었다. '캘리브레이션'을 다양한 무대, 조명, 의상, 음악 조건에서 반복 실행하며 무대 환경에 따른 인공지능의 인식 변화를 관찰하고 넌댄스 댄스의 가능성을 탐구했다.

넌댄스 댄스 (공연 스틸), 2022.

'넌댄스 댄스'는 2022년 9월 서울에서 초연되었다. 공연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전반부에서 무용수는 '캘리브레이션'을 통해 현재 무대 환경에서 자신의 움직임에 대한 인공지능의 춤 인식을 파악한다. 인공지능은 객석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무대를 분석하며 1초에 한 번씩 인식 결과를 내놓는데, 춤으로 인식한 경우 기계 음성을 통해 인식률을 말해준다. 예를 들어 "댄스, 70퍼센트"는 그때 움직임을 춤으로 70퍼센트 확신했다는 의미이다. 공연이 춤으로 인식되지 않은 순간에는 "넌댄스"라고 말한다.

넌댄스 댄스 (공연 스틸), 2022.


넌댄스 댄스 (암전시 적외선 카메라뷰), 2022.

공연 후반부에서 두 무용수는 넌댄스 댄스를 춘다. 여기서는 인공지능이 무대를 춤으로 인식하면 조명이 꺼진다. 이때 관객은 아무것도 볼 수 없지만, 인공지능은 적외선 카메라로 어두운 상태에서도 무대를 지켜보며 춤인지 여부를 판단한다. 무용수의 움직임이 춤으로 인식되지 않으면 조명이 다시 켜지고 넌댄스 댄스가 보여진다.

넌댄스 댄스 (공연 스틸), 2022.

'넌댄스 댄스'는 인공지능은 인식할 수 없는 인간만의 춤을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춤을 새롭게 보고 인공지능 앞에 선 인간을 다시 생각한다.

안무/출연: 정지혜, 강성룡, 신승백, 김용훈 음악: 노디 무대/의상디자인: 정민선 조명디자인: 공연화 아웃사이드아이: 황수현 무대감독: 스태프 걸작 김인식 음향감독: 장명규 무대/의상디자인어시스턴트: 장성윤 무대진행: 이도엽, 김지수, 문홍, 최경안 조명프로그래머: 손민영 조명진행: 정채림, 방성철, 송재익, 민경웅, 이한별, 정성민 무대제작: 스테이지(STAGE) 의상제작: 씨앤디(CND) 황수풀 조명장비: 트리거 컴퍼니 공연영상: 602STUDIO 공연/연습사진: 황승택 기획PD: 김호연 컴퍼니매니저: 김유진 제작지원: 황수민 홍보: 고유진, 이정은 제작: 국립현대무용단